III. Review/III-1. Film

영화 코코COCO와 망자의 날 (스포있음)

SooperHyun 2018. 1. 25. 00:11




픽사의 영화는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어요. 

사실 저에게 에니메이션은 픽사보다는 지브리 스튜디오과 라고나 할까. 


코코를 괜찮다고 말은 듣고 갔지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감동적... 이제부터 코코덕후가 될 것 같은...

 

사실 트레일러 보지도 않았고 스토리 사전 정보도 없었지만 멕시코를 배경이기에 노래는 신나고 재밌겠구나 했는데... 막상 보니 즐거웠다가 슬펐다가 행복했다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무챠쵸Muchacho 미구엘과 망자 헥터가 부른 Un Poco Loco 

가사를 대충 훑어보니 Kinda Crazy 너 좀 맛 간거 같다?? 와하하 그래도 좋아! 뭐 이런 뜻..



특히 코코에게 불러주던 아빠 헥터의 노래... 기억해줘(Remember me) 무한 반복중


미구엘이 마마코코에게 불러준 기억해줘(Remember me) 


외로운 망자 헥터가 잊혀져 사라져서는 안되기에 헥터의 손자 미구엘이 아버지 헥터를 기억하라고 마마코코에게 불러준 노랜데요. 화석같이 굳어져 있던 마마Mama 코코COCO가 그 노래를 들으며 생기가 도는 그 표정과 눈빛, 또 그걸 보고 눈물을 흘리는 마마 코코의 딸 마마Mama 아블리타Abuelita를 보고 쥘쥘쥘...ㅠㅠㅠㅜㅠㅜㅠㅜㅠㅠㅠㅠㅠ 주책맞게 눈물 콧물 다 쏟고 왔네요...  


그리고 코코는 멕시코 실제 최고의 축제 망자의 날 Día de Muertos Dia를 배경으로 멕시코 전통 아즈텍 문화와 관련 오브제들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더라고요. 망자의 날은 알록달록 환상적인 영화의 비주얼에 정말 러닝 타임 내내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영화 초반 망자의 날 갈란드 Día De Los Muertos Garland 로 가족의 배경을 설명하는 거라던지...



미구엘이 망자의 그 곳을 처음 본 광경...와.. 이 색감이... 정말 할말없게 만듬 ㅠ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센이 유바바의 여관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압도감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아즈텍 제단으로 연결된 죽은 자들의 세상과 현세 사이의 다리... 

삼도천, 황천 인거죠. 보면서 한국문화랑 많이 비슷하다 생각함... #신과함께 생각남...





유럽 1900년대 초반을 연상시키는 죽은 자들의 high street 비주얼...




영화를 다 보고 돌아와서 멕시코 망자의 날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봤어요. 찾아보고 나니 픽사 제작진들이 정말 멕시코의 문화와 풍습을 세세히 리서치하고 영화에 충실히 반영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더라구요. 

실제 제작진은 3년간 멕시코 시장, 교회, 광장, 구두작업장, 묘지 등등을 몇차례 직접 견학했다고 합니다. 

사후세계 마을 디자인 전반적인 모티브 Guanajuato City


사후세계 마을 빌딩 비주얼 CREDIT: Disney / Pixar (Concept art by Ernesto Nemesio)




영화 <코코>의 망자의 날 공동묘지 장면 



실제 망자의 날 묘지 데코레이션 




망자의 날에는 실제 가정에 제단을 마련하고 노란 국화와 금잔화, 맨드라미, 양초, 향, 설탕이나 초콜렛으로 만든 해골상, 술병 등으로 장식하여 죽은 이와 조상들의 명복을 빈다고 하네요.  


영화 <코코> 미구엘 집 위령 제단 디자인




실제 멕시코 망자의 날 위령 제단 디자인 




망자의 날은 원래 11월 첫 번째 날과 두 번째 날인데요, 10월 31일 할로윈이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되면서 요즘엔 합쳐 축제기간으로 친다고 합니다.

11월1일은 ‘작은 천사의 날’로 사망한 어린 아이들의 영혼을 달래고 다음날은 조상과 전사자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위령의 날들을 보낸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아즈텍 인들이 죽음의 여신 믹테카키후아틀에게 바쳤던 아즈텍의 여름 의식을 가톨릭교회의 기념일인 모든 성인 대축일(All Saint's day) 기간에 맞춰 가을로 옮기면서 한 해의 옥수수 농사를 마무리한 시점에 가족과 친척이 나들이를 겸해 조상의 묘소를 찾아 꽃, 양초로 장식하고 친목을 다지는 풍습이 지금의 망자의 날이 됐다는 설입니다. 



멕시코시티 주요 장소에서 퍼레이드를 개최해 지역주민, 관광객들과 함께 해골 마스크와 화관, 코스튬으로 화려하게 차려입고 망자의 빵과 같은 전통적인 음식을 가져와 나누며 망자의 날 축제를 함께 즐긴다고 하네요.





영화 <코코>에서는 미구엘이 사후세계에서 얼굴을 해골로 칠하고 다닙니다. 영화에서는 위장의 목적이었지만 이도 역시 실제를 반영한거라 할 수 있구요.





망자의 얼굴에 그려진 아름다운 무늬들과 전통 의상들과 데코도 역시 실제를 많이 반영 했어요. 망자의 사망시기가 여러 시대이긴 하지만 대부분 1890년대부터 1910년대 빅토리아 시대 황금기때의 의상이 주를 이루고 1950년, 60년대 스타일도 간간히 섞여 있네요. 또한, 멕시코의 미학에서 패션과 예술 전반에 영향을 끼친 프리다 칼로가 나옵니다. 멕시코의 패션과 예술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람이죠.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Fashion Dictionary에서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하나를 제작하기에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이렇게 디테일하고 숨어있는 비주얼의 요소가 많기에 포스팅을 쓰면서도 와.. 이렇게나 준비를 많이 했어?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이 영화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됐는데요. 놓친 디테일을 챙기며 또 한번 봐도 괜찮을 거 같아요. 

꼭 보세요!~ 별 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