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 부르는 슬랙스의 대표적인 예
한국에서 통용되는 영어로 된 패션 용어를 보다보면 고개가 갸웃거려 질 때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슬랙스' 였는데요.
한 3-4년 전부터 약간 헐렁한 듯하면서도 홀쭉한 핏에 복사뼈만큼 올라오는 길이의 바지들을
어느 순간부터 슬랙스라고 부르기 시작하더니,
홈쇼핑이며 인터넷 쇼핑몰이며
한국 패션인들이 사랑하는 클래식 미니멀리스트 놈코어 코드와 단짝인
이 바지 디자인들의 명칭을
8부 슬랙스, 9부 슬랙스, 와이드 슬랙스, 배기 슬랙스 등등
요즘 보면 온 세상의 모든 바지의 명칭을 슬랙스로 퉁쳐 부르고 있더군요.
근데...
해외 나가서 폼나게 옷 좀 쇼핑하려고 가서는
너네 슬랙스 있니?
라고 물어보면
아.
무.
도.
못알아듣습니다.
1930년대 슬랙스
한국 포털에서 찾아보니 슬랙스는 헐렁한 바지나 군대용 작업 바지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뭐, 맞긴 합니다.
슬랙스는 '느슨하다'라는 뜻의 슬랙(Slack)에서 파생된 이름으로
1930년에 입던 여유 있는 헐렁한 바지를 슬랙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대에만! 슬랙스라고 불렀단 사실입니다.
여담으로 한국 어느 패션 사이트에서는 미국은 슬랙스Slacks,
영국은 트라우저스Trousers 로 불린다고 해놓으셨던데
미국은 바지는 팬츠Pants로 통용됩니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건 영국에서 팬츠Pants는 남자속옷을 뜻합니다.
네, 슬랙스는 고어古語 입니다.
그 말인즉슨, 21st international fashion world에서는 통용되고 있지 않다는 말이지요.
이 슬랙스라는 것을 봄 여름에는 대부분 롤업(rolled-up)해서 입습니다.
여기서 High waters 가 등장합니다.
아니면 high water pants로 불립니다.
Urban dictionary 의 해석에 따르면
Pants that are unintentionally short in the hem.
You can wear them in a flood (or floods) and they won't get wet.
조금 의역을 하자면
"물이 차오를 때 젖지 않을 만큼 바짓단을 짧게 만들어 입는 바지"
라는 뜻이네요.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unintentionally'.
무심하게.
(어반 딕셔너리는 스타일링 팁까지 가르쳐 주는군요. ㅋ 친절하여라.)
.
해외 쇼핑가셔서 아님 직구 하실 때 폼나게 물어봅시다.
Do you have slacks? (X)
Do you have high waters?
Can I buy some high waters here?